(사)지리산선교유적지보존연합

지리산 유적지의 슬픈 세월

노고단,왕시루봉 선교사 수양관 역사

1895년 유진벨 부부를 비롯한 몇 명의 미남장로교 선교사들은 몇 달에 걸친 여정 끝에 부산을 거쳐 제물포를 통해 이 땅에 도착했다, 유진벨 목사는 여러 가지 환경이 어려운 호남지역에서 선교를 시작하라는 미남장로교의 권유에 따라 3년간 서울에서 언어훈련을 받으며 선교사역을 준비하였다. 그 동안 유진벨 목사는 구한말의 긴박한 세계정세와 조선의 위태로움을 직접 경험하게 되었고, 고종을 보호하기 위해 불침번을 서기도 하였다. 1898년 유진벨 목사 부부는 전남 목포에 초대 선교사로 파송되었고, 그 후 복음 전파는 물론 교육, 보건의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많은 열매를 맺었다.

1912년 미남장로교에서 독신으로 파송된 윌리엄린튼(후에 유진벨의 사위가 됨)도 평생을 교육에 몸바친 선교사였다. 이렇게 미남장로교에서 세운 대표적 교육기관은 순천의 매산학교, 목포의 정명학교, 영흥학교 , 광주의 숭일학교, 수피아 여학교, 전주의 기전여학교, 신흥학교 그리고 6.25 이후에 세워진 대전의 한남대학교가 있으며, 의료기관으로는 순천의 알렉산더 병원(현재는 없어짐), 기독결핵재활원, 광주기독병원, 전주예수병원 등이 있다.

그런데 초기 선교사들이 부딪힌 장벽 중 가장 넘기 힘든 것은 질병과의 싸움이었다. 조선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면역이 생긴 말라리아, 세균성이질, 학질 등에 의해 선교사 들이 너무 쉽게 쓰러지고 목숨을 잃었다. 유아 사망률이 아프리카 수준을 넘었으며, 미남장로교 선교부에서는 너무나 큰 희생 때문에 한국에서의 철수를 고려할 단계에까지 이르게 되었고 유진벨 목사의 로티벨 부인이 34세의 젊은나이에 돌아가신 것도 그 단적인 예라 하겠다.

1915년 유진벨 목사는 선교사의 철수보다는 전염병이 창궐하는 시기인 6월말부터 9월 말까지 저온지에 피해 있다가 다시 복귀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당시 통치기관인 조선총 독부에 지리산 노고단에 대한 영구임대 계약을 맺고 1920년부터 교회겸 숙소를 비롯한 50여채의 집을 건축하였다, 그때부터 노고단의 수양관은 선교사들의 생명을 보존시켜준 피난처로, 그리고 선교활동을 위한 재충전의 장소로 활용되었다,

이 수양관은 미남장로교에서 운영하던 학교들의(특히 전주의 신흥, 기전) 신사참배 반대 로 인해 폐교되어, 유진벨 목사의 사위 윌리엄린튼 교장이 잠시 한국을 떠나기 전인 1939년까지 린튼교장에 의해 관리되었다, 현재는 전쟁의 혼란 속에서 많은 건물들이 파괴되어 당시 교회건물의 벽 일부와 굴뚝 그리고 집터들만 남아 있다, 유진벨 목사의 외손자로 인천 상륙작전에 참전했던 휴 린튼 선교사와 조요셉 목사등은 50년대 말까지 노고단 수양관 집터에 텐트를 치고 여름 수양회를 계속했다, 그러나 노고단이 천왕봉까지 이르는 지리산 등산로의 입구가 되어 수양관의 원래 목적이 부적절하게 되었다,

1962년도에 당시 국유재산관리를 하던 서울대학교 연습림과 현재의 왕시루봉에 산림보호 를 위한 관리인을 둔다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고, 관리인 사택 겸 교회를 비롯한 12채의 집을 건축하였다, 1970년 지리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이후 인휴(Hugh M.Linton) 선교사가 교통사고로 갑자기 소천한 1984년까지 왕시루봉 수양관은 연습림과 긴밀한 관계 를 가지며 전나무, 잣나무 등의 식목과 산림보호에 크게 이바지했다.

잘못된 슬픈역사

영.호남지역에서 교육,의료,그리고 복음의 산실이 되주셨던 미 남장로교 선교사 들과 자녀등 67명이 풍토병(말라리라,이질,콜레라)으로 생명을 잃게된다. 심지어 두살 과 네살의 코이트 선교사 자녀 남매가 한달 간격으로 숨을 거두자 본국에서 선교사들은 조선땅에서 모두 귀환하라는 송환요청을 받게된다. 그러나 그야말로 아프리카 수준만큼이나 암울했던 우리나라 수준... 장승백이 앞에서 아니면 서낭당 고갯길 정자나무 밑에서 복을 받는다고 믿고 두손으로 빌고 있는 암울한 우리 조선인들을 그대로 내버려 두고 갈수는 없음을 본국에 전하고,선교사들은 생명 연장의 수단으로 800미터 고지 위 지리산 노고단에 수양관을 짓게되는 배경이 된다.

지리산 높은 고지위에 수양관을 짓게된 이유는 800미터 이상 높은 곳에서 풍토병 세균이 없기 때문에 면역항체가 전혀없는 선교사들의 유일한 피난처가 될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조선나라는 투구세력보다 풍토병이 더 무섭다고 했을까.. 1921년 지리산 노고단에 그레함이라는 독지가의 후원금으로 52채의 수양관을 짓게 되면서 조선인들은 높은 임금을 받고 자재를 운반하기도 했고, 어린이들이나 건강상태가 안좋은 선교사들을 가마에 태워 옮기기도 했던 그사실을 놓고 조선인 강제 노동력 착취 라는 오명으로 반세기를 그렇게 잘못 묻혀져 버렸다. 면역항체가 없기에 격리된 공간을 필요로 800미터 고지위로 피난처를 만들었음에도 시대적인 상황에서 이해는 커녕 조선 사람들의 출입을 금했다는 이유로 마치 노고단 꼭대기에서 호위호식 했던것 마냥 오늘날 폄하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조선사람 출입금지만이 아닌 일제식민지하에서도 일본인들의 출입까지 출입을 금지 시켰던 위중한 때였다. 조선사람,일본사람,경계하며 호위호식 할려고 했다면 뭐하러 그시절 암울했던 우리나라에 오셨겠는가...

오늘날 부정적으로 그렇게 폄하하는 발언을 하는사람들도 막상 그시절에 부모나 형제가 병에 걸리거나 아프게되면 누구를 찾고 누구를 의지 했겠는가를 돌이켜볼일이다. 사람이 아프면 유리병을 처마밑에 끈으로 묶어서 매달아 놓고 두손을 모아 빌면서 그렇게 하면 아프게 하는 잡귀가 사라진다고 믿었던 그런 시절이었다. 지금 어디 상상이나 하겠는가...병원이라고는 아예 없었던 시절이었으니까...설상가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병환자들에게 전염될까봐 돌팔매질해가며 동네에서 멀리 쫓겨냈지만 선교사님들은 쫓겨난 나병환자를 보듬어 말에태우고 가마터에서 치료해주게 된 배경이 오늘날 한센병 서양의학의 효시가 되었다. 그래서 오늘날 여수 애양원의 시초가되었고 그에 따른 역사적인 자료는 오늘날 고스란히 남아있다. 우리보다 우리나라 사람을 더 사랑했던 흔적이고 역사이다.

지리산 유적지의 슬픈 세월

정당한 임금을 주고 우리가 찾는 지금의 아프리카 셀파하고 무엇이 다르랴... 고임금을 지불하며 그 시절에도 오후 세시 이후에 짐을 운반하는 사람에게는 오전 임금보다 20%더 올려서 차등제로 임금을 지불한 기록이 그대로 보관이 되었음을 밝힌다. 춘궁기에는 나무껍질을 벗겨서 끼니를 연명하던 그야말로 궁핍했던 우리나라에 오셔서 우리보다 우리나라 사람을 더 사랑했던 선교사들의 숭고한 사랑을 놓고 폄하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호화별장 운운

시대적인 배경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채 선교사들의 피난처 수단이 되었던 수양관을 놓고 서양인 호화별장 운운하는것 또한 잘못 되었다고 본다. (그 시절의 우리나라 서울의 모습은 온통 초가집 뿐이었고 그야말로 끼니연명도 힘든 시절이었으니 그렇게 호화별장 으로 보일수 밖에 없었으리라 하지만 시대적인 배경 정도는 참고할수 있는 의식또한 우리의 수준이라고 본다.)

일제식민 잔재

구례군에 탄원까지 해놓았으니 이제부터라도 올바른 역사를 그사람들에게 깨닫게 해야 된다. 신사참배를 끝까지 거부하는 선교사들을 일본 정부는 본국으로 추방까지 시켰으며 그에 따른 엄연한 역사적인 자료가 지금 남아 있음에도 지리산 수양관에 기거했던 선교사들을 일제 식민 잔재로 몰아부치는 미숙함은 이제는 더이상 계속되어서는 안될것이다. 2010년3.1절 기념식장에서 거행된 건국 훈장 애족장 추서가 되신 윌리엄 린튼(한국명 인돈)선교사는 3.1절 선언문 작성을 배후 지도하고 일제 식민지하의 부당함을 국제사회에 알리는등 우리나라 국권회복에 앞장선 공로가 인정되어 추서가 되셨다. 윌리엄 린튼 선교사 역시 어린 사남매와 풍토병을 피해 여름이면 지리산 유적지에 기거하셨으니 감히 이제부터라도 일제식민 잔재라고 매도해서는 안될것이다. 일제 식민잔재라는 표현을 감히 어떻게 할수 있을까... 편가르기하는 식의 망언이 과연 선교사들을 놓고 행해지면 안될것이다. 100여녀전 우리나라 민비 시해사건이후 불안해하는 고종황제의 요청에 의해 선교사 다섯분이 권총을 들고 불침을 섰는데 그 중 한분이 지리산 유적지에 기거 하셨던 유진벨 선교사이다. 어둡던 이땅에 오셔서 문맹을 깨우치도록 수많은 학교와, 전국에 수많은 병원들, 우리나라가 이만큼 잘살게 된 은혜는 바로 선교사 그분들의 은혜임을 똑바로 알고 편가르기식의 좁은 사고에서 벗어나 대국적인 차원에서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지리산 유적지의 슬픈 세월들

중국을 우리는 우리보다 더 후진국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앙일보에 실린 기사를 보고 사실 부끄러움을 많이 느꼇다. 모택동 시절 자국민 수 천명을 학살했던 치욕적인 역사의 현장을 놓고 다시는 후세에 그런 일이 되풀이 되서는 안되는 교훈의 장소로 뜻을 두고 5년간 학자들의 논쟁 끝에 근대문화유산으로 보존키로 했다는 기사내용이다.

그렇다 문화유산의 의미를 우리국민은 올바로 깨달아야한다. 좋은 역사든 안좋은 역사든 역사 그 가치를 놓고 생각하고 인정할줄아는 성숙된 의식수준이 필요하다. 천년의 역사가 꼭 필요 해야되고 그리고 웅장한 규모의 건물이어야만 꼭 문화유산이 아니라는점이다. 정부돈 받아내어 오래되고 낡았다는 이유로 역사의 흔적은 전혀 무시한 채 새로 뜯어 고치기 좋아하는 수준이나 고유의 흔적을 아예 뜯어 없애 버리고 새 건물로 짓는것에 미숙한 우리 관념은 이제는 바꿔져야되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 기독교인들이 불교의 문화재를 돌아보며 인정 하듯이 불교인들 역시 기독교인들의 문화재 의견에 대해서 편협된 사고를 버려야 되는 종교인으로써 성숙함이 요구되는 현실이고 그래야만이 중요한 역사의 현장인 근대문화유산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큰 의미로 논하자면 1890년 그시절에 한문은 양반글이요 한글은 상민글로 업신여김을 받던 우리 한글을 체계적으로 문법화 시키는데 선교사님들이 지리산 에서 성경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주역을 맡았다는 사실을 우리 국민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전 국사편찬위원 장이신 이만열 박사님이 의미있는 말씀을 발표 하셨다. "지리산 선교사 유적지는 꼭 기독교인뿐이아닌 우리 온국민의 유적지입니다. " 이러한 중요한 근대문화유산의 가치를 놓고 종교간의 편가르기식의 편협된 사고는 하루빨리 바로 고쳐져야 될 문제라고 본다 어디그뿐이랴... 우리 조선인들의 건강상태를 걱정한 나머지 감자를 처음 우리나라에 도입했고 토끼를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해서 사육과 배양을 가르쳤던 곳이 순천 매산 고등학교 언덕임을 알고 있으랴...그리고 우리가 쓰고있는 수도꼭지 하나까지도 선교사들의 영향이었음을 우리국민은 얼마나 알고 있으랴... 그렇게 시작된 노고단 수양관이 6.25동란과 여순 반란사건 빨치산 습격을 거치면서 예배당 벽채만 앙상히 남은채 모두 폐허가 되기에 이른다. 폐허가 되자 선교사들은 왕시루봉 능선 아래 12채 수양관을 짓게된다. 한마디로 격동기인 한국 근대사의 역사 한 페이지이다.

사단법인 지리산 기독교 선교유적지 보존연합은 소중한 지리산 유적지를 보존하기위해 문화재로 등록하기위한 고증 자료를 준비했다. ccc한국 대학생 선교회 고 김준곤 총재님과 비서실장 김종식 목사님의 아낌없는 사랑과 후원으로 그동안 문화재 등록에 꼭 필요한 조사연구 보고서가 출간되었음을 알린다. 노고단 예배당과 왕시루봉12채 수양관은 사단법인 도코모모코리아와 2008년 용역을 체결 1년간의 조사연구를 거쳐 2009년 0월 조사연구 용역 보고서가 완성되기에 이르렀으며 노고단 유적지 역사 91년,왕시루봉 유적지 역사50년이 되는해 2012년 문화재 등록을 할 계획 이었으나 개화기 현대사 문화유산의 대한 인식이 아직 미개한 수준이다 보니 안타까움을 금할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