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선교사유적 조사와 근대적 가치 연구 심포지엄
2009. 1. 30
사)도코모모코리아(근대건축보존회), 한국역사문화정책연구원,
사)지리산 기독교선교유적지 보존연합
인사말
김 정동(목원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오늘 우리 근대 건축사에 새로운 모습의 건축물이 소개되는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합니다.
기독교 선교사들에 의하여 지어진 여름, 겨울 휴양시설은 남북한 여러 군데 지어졌습니다. 이러한 선교사들을 위한 별장촌은 일본의 가루이자와(輕井澤) 별장촌이 대표적인 것입니다. 일본에 와 있던 선교사와 건축가들이 지은 것입니다.
일제시대 조선에 와 있던 선교사들에게도 그런 시설물이 요구되었습니다. 이에 남북한 여러 곳에 그런 시설물들이 세워졌는데 이는 두 타입으로 세워졌습니다. 하나는 해안형이고 또 하나는 산악형입니다.
해안형은 원산, 몽금포 그리고 대천 등 바닷가 해수욕장에 세워졌습니다. 지금도 쓰이고 있는 것이 대천의 외국인수양관입니다. 산악 휴양촌으로는 지리산의 휴양소가 대표적인 것이었습니다.
이 건축물들은 기독교 선교사들이 그들의 여름, 겨울 휴식시간을 갖기 위한 시설입니다. 이 시설물들은 주로 미국식 오두막(Cabin/shelter) 양식을 가지고 있으나 그 건물들의 기술적인 면은 한국의 토착적 기술로 지어진 것들이 대부분이고 또한 그 건축자재도 그 인근의 토속재료들을 이용한 것이어서 값집니다.
지리산 노고단에 지어진 1920년대 후반의 시설들은 대략 52채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중에는 호텔이라고도 불리는 센터 하우스도 있었고 그 밖의 부대시설도 갖추고 있어서 마을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건설 당시는 일제 강점기로 처음부터 어려운 일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조선에 온 미국 남감리회는 식민지 정부와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아 어려움이 더 컸다고 합니다.
52채가 대략 완성된 것은 1930년대 초였으나 1935년이 되자 조선총독부는 임대기간이 완료되었다면서 이 휴양시설들을 폐쇄하였습니다. 결국 선교사들은 1940년에 자국으로 돌아가는 등(추방) 이 시설들을 이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후 이 시설들은 이때부터 비워졌으나 실제는 총독부가 일방적으로 임대하거나 가구 등을 경매에 붙이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되어 일제가 물러 간 후에도 방치되고 있다가 이른바 지리산 빨치산(Partisan)들에 의하여 이용되었고 이것은 빨치산 토벌작전으로 파괴되는 불운을 겪었습니다.
노고단에 돌쌓기 벽으로 지어진 휴양시설은 유감스럽게도 1940년대 후반 파괴되어 현재 단 한 채(호텔)만이 바닥, 벽 등 일부의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이 끝나자 본국으로 돌아갔던 남감리회 선교사들이 돌아와 다시 선교를 시작했고 그들은 또다시 휴양시설이 필요했습니다. 처음에는 노고단에 천막을 치고 지내보았으나 그들은 노고단의 시설들이 이미 많이 대중들에게 노출되어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에 부적절하다고 보고 왕시루봉(왕시리봉)에 휴양시설을 지었습니다. 오늘 심포지엄에서 소개되는 1960년대 초의 왕시루봉의 건축물들이 바로 그것들입니다.
이들 근대건축물에 대한 조사연구는 단지 근대적인 건축이라는 측면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기독교 선교사들의 활동과 휴식, 그들의 생활의 일면을 볼 수 있으며, 60년대에 지어진 양식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보여 집니다. 60년대 지어졌지만 60년대의 도시 및 농촌에서는 볼 수 없는, 훨씬 이전의 생산방식을 볼 수 있으며 현지조달 자재와 현지 주민의 협조를 얻어 지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60년대 이후 70년대에 산업 등에서 발전을 거듭하여 이제는 예전 방식의 선교활동이 불필요하게 되었으며 선교사들은 이들 시설을 이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방치되어 있던 이 건축물들이 이제 다시 조명을 받게 되어 우리 근대사의 한 측면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스런 일입니다.
이 일을 위해 수고하신 한국역사문화정책연구원 감란기 박사에게 감사드리며 아울러 발표자 여러분의 노고에도 감사말씀 드립니다.
R·I·C·H·E·S
2009학술심포지엄
지리산 선교사유적 조사와 근대적 가치 연구 심포지엄
2009. 1. 30
사)도코모모코리아(근대건축보존회), 한국역사문화정책연구원,
사)지리산 기독교선교유적지 보존연합
[기념사]
지리산 기독교 유적지의 문화재 등록 문제
이 만열(전 국사편찬위원장)
지리산에는 노고단과 왕시루봉에 선교사 관련 유적이 남아 있다. 노고단에는 허물어진 석조 예배당 유적 일부가 남아 있고 왕시루봉에는 수양관으로 사용되던 12채 건물이 남아 있다. 노고단 유적은 일제강점기 선교사들이 건설한 ‘지리산 여름 수양관’의 흔적인데, 이 지리산 수양관은 황해도 소래와 함경남도 원산에 있던 선교사 수양관에 이은 ‘제 3의 수양관’이다. 왕시루봉 유적은 해방 후 노고단 유적이 훼파되자 선교사들이 이를 계승하여 만든 제 2의 지리산 수양관에 해당된다.
한말, 일제강점기 한국에 와서 선교 활동을 폈던 선교사들이 겪었던 최대 위험 요소는 ‘위생’과 ‘건강’ 문제였다. 이런 상황에서 선교사들은 일상적인 선교 업무와 현장을 떠나 ‘고향과 같은’(homelike) 격리 공간에서 피로를 회복하고 영적 에너지를 충전할 필요가 있었다. 이런 목적에서 북장로회 선교사들이 1905년 소래 수양관을, 감리교 선교사들이 1914년 원산 수양관을 설립을 주도하였다면, 1921부터 시작된 지리산 수양관은 남장로회가 주도하고 오스트레일리아 선교사가 참여하는 형태로 설립되었다.
일제강점기에 지리산은 도쿄제국대학 연습림으로 이관되었다. 남장로회 선교사들은 이곳 노고단에 수양관을 짓기 위해 일제 당국과 교섭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1925년부터 10년간 이 땅을 임대하여 사용하도록 하는 허가를 받아 계약을 맺고 건물을 지었다. 노고단 정상 부근에 자리 잡은 이 수양관은 해변에 위치한 원산이나 소래의 수양관과는 달리 토착 한국인의 출입이 어려웠던 탓에 선교사들의 ‘격리’, ‘휴양’ 공간으로 적합했고, 시설과 경치도 휴양에 적합하여 국내 각 교파 선교부 선교사들 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에서도 선교사들이 찾아와 휴가를 즐겼다. 그리하여 1930년대에는 60여 동의 건물에 50여 명 직원이 근무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외국인 수양관으로 자리잡았다.
1940년 11월 선교사들이 강제 출국되고 이듬해 태평양 전쟁을 계기로 지리산 수양관은 ‘적산’ 처리되었다. 해방 직후 선교사들이 귀환하면서 잠시 수양관 기능이 회복되었으나 곧 ‘여수순천 10.19사건’과 한국 전쟁, 빨치산 소탕전 등으로 노고단 수양관은 철저히 파괴되어 벽채만 남은 강당 건물이 그나마 옛날 수양관 흔적을 보여주는 정도였다. 전쟁 직후 귀환한 린튼(Hugh Linton)과 하퍼(J. Hopper) 등이 1950년대 말까지 위험을 무릅쓰고 노고단 수양관 터에 천막을 치고 여름휴가를 보냈지만, 전쟁 후 지리산 일대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고 노고단 쪽으로 등반로가 나게 되면서 수양관의 ‘격리’ 환경을 더 이상 지킬 수 없게 되었다. 노고단 이외의 장소를 물색하게 된 것은 이 때문이었다. 린튼과 하퍼는 1961년 봄부터 구례군청과 토지면장, 경찰서장 등 지역 관리들의 도움을 받으며 지리산 일대를 탐색, 그 결과 새로운 수양관 후보지로 왕시루봉을 정하게 되었고, 여기에 1961년 여름부터 목조와 토담집 다섯 채와 테니스장, 수영장, 천막 부지를 조성했다. 1962년 봄 임대 계약을 위해 수속을 하던 중 이 일대의 토지소유주인 서울대학교 농과대학과 접촉하게 되었다. 린튼과 하퍼가 노고단 수양관을 포기하고 왕시루봉에 수양관을 재건하게 된 과정에 대해서는 여기서 더 언급하지 않겠다.
왕시루봉 수양관은 10년 넘게 선교사 휴양 기관으로 기능했다. 그러다가 1970년 지리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정부의 간섭이 늘어나고 주한 선교사 수가 격감하면서 수양관 이용자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게다가 1984년 수양관 관리 책임을 지고 있던 린튼이 교통사고로 별세한 후 그 아들(J. Linton)이 관리를 맡아 이 유적지의 보존을 위해 노력했다.
2003년 3월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은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사용허가 기간이 만료되는 2004년 2월 29일 이후 국유재산 유상사용 허가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과 왕시루봉에 있는 12채 건물 중 8채를 철거하라는 것을 통보했다. 또 노고단에 남아 있는 옛 강당(예배당) 건물 잔해를 철거하라는 지역 시민단체의 요구가 있었다. 따라서 두 곳의 지리산 수양관 유적은 모두 철거 위기에 처하게 되어 기독교 측에서는 2004년 2월 지리산 기독교 유적지 보존위원회를 조직하고 노고단과 왕시루봉 수양관 유적지 보존과 복구를 위한 대책을 모색하게 되었다. 여기까지가 지리산 기독교 유적지의 대체적인 역사다.
여기서 지리산 수양관 유적을 지키고 보존해야 할 이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 기독교 수난과 성장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한국 교회 특히 선교사들의 연합과 일치 운동의 현장이었고 성경번역 등 한국기독교 문화생성에도 특별한 공헌을 했다는 것이다. 셋째, 한국의 근대 문화 전파와 육성에 공헌했다는 점인데, 이는 수양관 건물이 ‘서양’의 근대 건축물을 축소한 것이어서 한국의 근대 건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고, 이곳에서 놀이했던 야구나 농구, 배구, 골프 등 서양의 운동 경기와 음악 연주회 사냥, 등산 등 서구 ‘오락 문화’와 ‘휴가 문화’ 등도 한국에 영향을 미쳤으며, 지리산에서 채취한 꽃이나 곤충을 과학적으로 연구하여 자연과학 분야에도 기여한 바가 있다.
지리산 유적의 문화재 보존 문제와 관련, 1989년에는 문화재위원회에서 지정이 부결된 적이 있고, 2004년 3월 10일부터 9월 10일까지 가지정된 적이 있으나 “기간 내에 미비되었으므로 보완되면 추후 조치하고 우선 구례군에서 향토 유적으로 관리토록 통보”한 적이 있다. 따라서 이 유적은 문화재로 지정하기에는 이르고 그렇다고 방치하면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우선 등록문화재로 보호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고 본다. 등록문화재에는 1860년대부터 1950년대에 이르는 시기에 형성된 건물(유적)을 비롯하여 영화필름, 簡易驛舍, 등대, 염전, 돌담, 앞으로는 공동묘지 등이 여기에 속한다.
격려사
김준곤(한국C.C.C. 설립자 /성시화운동 총재)
지리산 선교사 유적 보존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를 드리고 격려를 전합니다.
1885년 4월 5일 장로교 선교사와 언더우드와 감리교 선교사 아펜젤러가 제물포항에 내리면서 한국의 선교는 시작되었습니다. 선교사들은 낯선 미지의 나라인 이 땅에 들어와서 문화적 충격을 겪으면서도 가난하고 문맹인 이 땅의 백성들과 함께 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만이 우리 민족의 소망임을 전했습니다. 선교사들은 교회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학교를 세워 인재를 양성했습니다. 병원을 세워 질병에 걸린 백성들을 치료해주었습니다. 과학기술과 세계 문명의 정보를 전해 주었고, 농사짓는 기술도 가르쳐주었습니다. 선교사들은 또 인재들을 선발해 유학까지 보내주었습니다. 한글의 우수성을 발견하고 한글 보급운동에도 앞장섰습니다. 그들의 발자취를 돌아보면 한국 교회 뿐만 아니라 한국 근대화의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선교사들은 그러나 문화적 충격과 질병과 싸워야 했습니다. 특히 괴질 등 풍토병과 싸우면서 이름 없이 빛 없이 사역을 했습니다. 마치 촛불이 빛을 밝히기 위해 자기 몸을 녹여야 하듯이 선교사들은 이 땅의 백성들을 위해 사역하면서 풍토병으로 사랑하는 자녀들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야 했습니다. 당시 심지어는 태어난 아이들의 사망률은 50퍼센트를 넘었다고 합니다. 이 땅에서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야 했습니다.
지리산 노고단 선교유적은 한국 근대화에 기여한 선교사들의 최후의 피난처였습니다. 풍토병과 괴질로 자녀들이 죽어가고 동료들이 죽어가자 해발 800고지 위에서만 풍토병을 피할 수 있다는 정보에 따라 이 땅에서 철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풍토병을 피할 수 있는 곳을 물색하다가 지리산 노고단에 수양관을 지은 것입니다. 이질 장질부사에 걸리고 홍역과 볼거리에 걸려 죽어가는 자녀와 가족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면해보고자 1920년 초 수양관을 지었습니다. 선교사들은 그곳에서 단순하게 쉼의 장소로 활용하지 않고, 중요한 선교 전략을 나누는 수련회 장소로 활용했고, 예레미야를 제외한 신구약 성경을 모두 번역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철거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지리산 선교유적은 일제 강점기에 동경제국대학에서 관리했던 땅을 해방이후 1947년도에 미행정부가 가면서 서울대학교에 관리권을 줬습니다. 그 당시에 임학과가 서울대학교에만 있어서 소유권을 준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 교회에 선교 유적을 돌려주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선교 유적을 보존해야 합니다. 그리고 복원까지 해야 합니다. 한국 교회의 유산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건축학적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합니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서 건축학적인 차원에서도 선교 유적을 보존하고 복원해야 하는 학문적, 건축학적 가치를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리산 선교유적이 보존되고 복원된다면 순천과 여수의 기독교 유적과 전남 신안의 증도의 기독교 순교 유적과 함게 광주의 양림동 선교사 유적을 연결하여 전남과 한국의 선교유적 벨트화하여 세계적인 기독교 성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일에 헌신하고 있는 인요한 박사와 사단법인 기독교선교유적보존연합의 이사장 안금남 목사님 그리고 오늘 발제를 맡은 김란기 박사님께 격려를 드립니다. ❏
진행계획
지리산 선교사유적 조사와 근대적 가치 연구 심포지움
일시 : 2009. 1. 30(금)
시간 : 14:00 - 17:00
장소 :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 4층 제1연수실
주최 : 한국역사문화정책연구원
주관 : 사) 도코모모코리아, 사) 지리산 기독교선교유적지 보존연합
진행
기념사(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격려사(김준곤, CCC대학생선교회총재)
격려사(김정동, 목원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인사말(인요한, 세브란스병원 외국인진료센터 소장)
인사말(윤인석, 도코모모코리아회장)
영상 방영
심포지움
1. 남장로회 순천서교부 지리산 수양관 건축유적 조사.
남호현(순천대학교 박물관장, 건축학부 교수)
2. 지리산 선교사 유적 건축물의 양식적 특징.
조용훈(한경대학교 교수)
3. 근대 선교사 수양관의 건축기술적 특징.
김란기(한국역사문화정책연구원 대표)
4. 지리산 기독교 유적의 역사적 가치.
한규무(광주대학교 관광학부 교수)
목 차
기념사
격려사
인사말
진행계획
목차
발제문
1. 남장로회 순천서교부 지리산 수양관 건축유적 조사.
남호현(순천대학교 박물관장, 건축학부 교수)
2. 지리산 선교사 유적 건축물의 양식적 특징.
조용훈(한경대학교 교수)
3. 근대 선교사 수양관의 건축기술적 특징.
김란기(한국역사문화정책연구원 대표)
4. 지리산 기독교 유적의 역사적 가치.
한규무(광주대학교 관광학부 교수)
객석토론
